THE CSR ESG Issue Brief | vol.7 | September 2025
E사는 ESG를 경영 전략의 일부가 아닌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방어 수단으로만 인식해온 전형적인 ‘리스크 대응형’ 기업입니다. 수년간 기후변화 과학을 축소·부정하며, ESG 활동도 규제 대응과 소송 방어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탄소중립 선언이나 재생에너지 전환 전략조차 부재한 채, ESG는 핵심 비즈니스와 철저히 분리되어 운영되었습니다.
특히 2023년에는 ESG 관련 주주 제안에 법적 대응을 시도하고, ESG 투자 흐름에 공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기업 철학과 ESG 간의 단절이 극명히 드러났습니다.
N사는 ESG를 철학적 가치보다 실질적 성과 관리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성과 중심형’ 기업의 대표 사례입니다. 온실가스 감축률, 공급망 감사 비율, 재생 농업 확대율 등 핵심 ESG 지표를 전사 KPI로 설정하고, 이를 부서 평가 및 임원 보상에 직접 연계함으로써 실행력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약 20% 감축하고, 93.5% 이상의 주요 공급업체가 산림 훼손 방지 인증을 획득하는 등 구체적이고 정량화된 성과를 도출해냈습니다. 또한 ESG 데이터를 외부 감사 및 공시에 활용해 이해관계자의 신뢰 확보에도 성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아직 ESG를 기업 철학이나 장기 전략에 완전히 통합한 수준은 아니며, 전략적 내재화보다는 성과 중심의 실무 관리 단계에 머물러 있는 전환기적 모델로 평가됩니다.
S사는 ESG를 단순한 보고 수준을 넘어 핵심 비즈니스 전략과 긴밀히 연계한 ‘전략 연계형’ 기업입니다. ‘지속가능성과 디지털화의 결합’을 전략 비전의 중심에 두고, 203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에너지 효율 기술과 탄소 저감 솔루션 등에 전략적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ESG는 이사회 차원에서 중요한 전략 사안으로 다뤄지며, 전담 조직과 지속가능성 위원회를 통해 주요 의사결정에 통합되어 있습니다. “지속가능성은 우리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라는 확고한 입장 아래, ESG를 명확한 전략적 우선순위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전략적 통합이 조직 전반의 실행력까지 고르게 확산되지는 못해 일부 사업부에서는 선언과 실행 간 차이가 존재합니다. ESG 지표가 전사 KPI에 일부 반영되고 있으나, 인센티브 체계나 기업문화 차원에서의 내재화는 아직 미흡한 상태입니다.
I사는 카펫 제조업체에서 출발해 1990년대부터 ‘Mission Zero(환경 발자국 제로)’라는 혁신적 비전을 선포하며,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 제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친환경 소재 전환, 공급망 순환경제 도입, 제조 공정 혁신을 통해 ESG를 단순한 관리가 아닌 비즈니스의 핵심 혁신 동력으로 완벽히 체화한 선도적 'ESG 내재형' 기업의 대표 사례입니다. 전사 전략과 운영 전반에 ESG가 깊이 내재되어 산업과 사회의 지속가능한 변화를 주도하며, 기업의 존재 목적 자체를 지속가능성에 뿌리내린 미래지향적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