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 개념의 진화

CSR 개념의 진화

여러분은 이 그림이 무엇으로 보이시나요? 어떤 분은 오리라고 말씀하시고 어떤 분은 토끼라고 대답하시는 분이 있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토끼가 될 수도, 오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동일한 존재에 대해 다른 인식을 하게 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지난 10여년 비교적 짧은 기간에 윤리경영, 사회공헌, 지속가능한 발전, 기업시민정신 등의 다양한 개념으로 기업활동에 도입되어 왔습니다. 특히 CSR과 CSV의 개념에 대한 최근 논의는 기업의 경영전략으로서 기업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CSR은 영미권에서는 1925년부터 현재까지 비교적 오랜 기간에 걸쳐 시대와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여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해 온 것인 반면, 한국에서는 CSR에 대한 도입 기간이 부족함에 따라 통합적 접근보다는 CSR이 포함하는 여러 측면에 대한 개별적 접근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윤리경영과 사회공헌

The CSR은 2013년 9월 정부, 대기업, 공공기관 및 NGO의 CSR 담당자 20명을 대상으로 한국사회가 의미하는 CSR의 개념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결과, 응답자의 대부분은 CSR을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강하게 보였습니다. 이는 CSR의 개념이 1920년대의 사회공헌과 기업윤리에서부터 출발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는, 일부 대기업이 윤리경영이 뿌리내지지 않은 채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한 사례들을 통해서 기업의 CSR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제품책임의 시대와 세계주의적 CSR (Cosmopolitan CSR)

이후 1940년 전후에는 사회와 비즈니스의 요구에 따라 제품책임 (Product Stewardship) 관점의 CSR이 기업경영에 도입되었습니다. 최근 한국의 예를 살펴본다면 유가공 업체들이 과거 유통기한을 표기하던 방식에서 생산제조일자를 표기하는 것은 소비자에 대한 제품책임 차원에서의 CSR 활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국제사회는 다국적 기업의 발전과 함께 범 지구적 이슈인 기후변화, 물 부족, 인권침해 등 범세계적 이슈에 직면하였고, 지속가능한 발전, 트리플바텀라인 그리고 기업시민정신에 이르기까지 범 지구적 시각의 CSR 개념들의 도입과 함께, 2000년에는 유엔글로벌콤팩트가 2010년 11월에는 사회적 책임 국제표준인 (ISO 26000)가 제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공유가치 창출과 CSR

최근에는 하버드대 Michael E. Porter 교수의 Creating Shared Value (CSV: 공유가치창출)가 기업경영의 해법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는 CSR의 사회규범적 성격보다는 기업과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기업경영 전략의 관점에서 CSR을 바라본 개념입니다. 기업의 가치와 사회의 가치가 공존하는 경영전략은 기업이 CSR을 도입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라보는 시각에 따른 차이를 우열의 개념으로 접근하여 CSR이 가진 경제적 가치추구만을 표방한다면, 바람직한 기업운영과 사회의 공존을 추구하는 CSR의 정신과는 맞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 : CSR의 역할

다양하고 낯선 CSR의 개념들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는 조직의 몫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개념들은 상호간에 맥이 통하고 있습니다. 경영의 범위를 보는 시각에 따라 CSR은 조직내부, 지역사회, 국가 그리고 전 지구의 영역까지 확장됩니다. 결국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다르지 않은 다양한 개념들을 통합적으로 소화해 낼 수 있는 기업은 사회적 논란이 없는 깨끗한 기업으로서, 기업과 사회의 공동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며, 이해관계자와 원활히 소통하는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기업이 CSR의 다양한 이름에 대한 개별적 접근을 넘어 CSR의 정신이 가지고 있는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실행한다면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존경 받는 기업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세우 대표이사
THE CSR Co., Ltd.